지난 6월 24일은 우리 사회에 또 한번의 비극적인 참사가💔 일어난 날로 기록됐어.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1차전지 생산업체 ‘아리셀’에서 일어난 화재로 23명이 목숨을 잃은 거야. 2022년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후 가장 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산업재해💥야. 역대 가장 큰 규모의 화학공장 화재 사고이기도 하고. 지금까지 나온 노동자의 증언을 들어보면, 안전교육 등 예방 조치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해💦 인재나 다름 없는 거지.
매년 수십 명의 근로자가 사망하는 한국, 이대로 괜찮은 걸까? 끔찍한 산업재해들이 계속 반복되는 이유는 뭘까? 이번 옾챗에서는 다른 무엇도 아닌 '일을 하다가👷🏻' 죽은 사람들을 추모하며 이야기 나눠봤어. 끊이지 않는 산업 재해, 어떻게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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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니: 화재 당시 현장 CCTV를 봤는데, 정말 순식간에 사고가 나더라. 한순간에 20명이 넘는 사람들이 사고를 당했다는 사실이 너무 마음 아팠어. 평소와 다름 없이 일하다 죽을 수도 있다니.. 나는 물론, 내 가족이 피해자가 될 수도 있는 거잖아💦 그런데 이번 사고도 막을 수 있었다는 사실이 더욱 화가 나는 것 같아. 공장에서 화재가 일어나기 전에 소방 당국이 두 차례나 화재 위험을 알렸거든🚨 사고가 나기 이틀 전인 22일에는 비교적 크지 않은 화재 사고가 있기도 했고. 징후가 있었지만 막지 못한 거야❌ 안전 관리에 책임 있는 사람들에게 ‘가족이 그곳에서 일을 했어도 똑같이 방치했을 거냐’고 묻고 싶어😡
🕯️연소: 이번 화재 소식을 듣고, 소 잃고 외양간도 못 고치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 비슷한 규모의 피해와 사상자를 낳는 화재 사고가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야. 아마 이 레터를 읽는 옾챗러도 2020년 4월에 발생했던 이천시 물류센터 화재🧯를 기억하고 있을 거야. 두 화재 사건 모두 사고 발생 당시 내부에서 근무하던 노동자들이 제대로 대피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가장 마음이 아파. 아리셀 참사의 사상자들은 대피로가 아닌 곳❌으로 대피해 피해가 커졌고, 이천 물류센터 화재 피해자들은 결로를 방지한다는 목적으로 대피로가 폐쇄되어 제때 빠져나오지 못했거든. 대피방법을 잘 안내 받고, 제대로 된 출구만 갖춰져 있더라도 노동자들이 좀더 안전하지 않았을까..하는 씁쓸한 생각이 들어.
☕️아메: 난 공장 직원들이 곧장 대피하지 않고 소화기로 불을 꺼보려고 했는데, 오히려 불길이 더 거세지는 걸 보고 마음이 너무 아팠어🥲 불을 끌 시간에 대피했다면 모두 살아계실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거든. 리튬으로 발생한 화재는 물이나 일반 소화기로는 불길을 진화할 수 없는데, 그 부분에 대한 교육이 제대로 되지 않은 결과가 아닐까 하는 생각에 마음이 안좋더라고🧯 한국어가 서툰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안전교육을 충분히 실시하지 않았다는 증언도 나오고 있잖아. 또, 소방청 보고서에 따르면 공장에 있는 소화기 전부 리튬 화재를 진화하기 어려운 제품이었다고 해. 리튬 배터리를 만드는 공장에 리튬 화재를 진화할 수 없는 소화기뿐이라니🤦🏻 이 밖에도 안전수칙 준수에 소홀한 것이 피해를 키웠다는 정황이 드러나고 있어. ‘도대체 얼마나 더 많은 사람이 죽어야 소홀하지 않을 건가…😡’ 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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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니: 이번 화성 아리셀 공장 화재 사망자는 내국인이 5명, 외국인이 18명이었어. 외신은 화성 화재를 보도하면서 “외국인 노동자들은 한국인들이 기피하는 공장직이나 육체적으로 힘든 저임금 일자리를 맡게 된다”고 설명했어. 노동 강도는 높지만 임금은 적은 직종을 한국인이 아닌 외국인이 채우고 있는 거지🤔 위험한 곳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가 늘면서 전체 산재 사고 사망자 중 외국인 근로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커지고 있어↗️ 앞으로 저출생, 고령화가 심각해지면서 외국인 노동력에 더욱 의존하게 될 것 같은데 대비는 전혀 되어있지 않은 것 같아🔥 오히려 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 지원을 정부가 전액 삭감했거든❌ 외국인 노동자가 보호받을 수 있는 곳이 부재한 거야. 폭행과 월급 떼먹기 등의 악습은 아직 그대로인데 말이야. 앞으로 외국인 노동자의 존재는 더욱 중요해질 거야. 제도권 내에서 이들이 보호받을 수 있도록 더욱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봐👀
🦥늘보: 기업들이 위험한 일⚠️을 하청이나 특수고용 형태로 외주화하면서 비용을 절감하고, 이것이 곧 산업재해와 사망사고로 이어지는 것을 ‘위험의 외주화’라고 하잖아. 최근 한국 산업 현장에서는 위험의 외주화를 넘어 ‘죽음의 이주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해. 위험 업무를 저임금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손쉽게 전가시키면서 막상 안전관리🦺에는 소홀한 탓에 이번 배터리 공장 사고와 같은 비극이 반복되고 있다는 거지. 이번 사고 CCTV 영상을 보면서 특히 분노가 치밀어 올랐던 건😡 노동자들이 출입구·비상계단이 아닌 반대편으로 피했다가 고립되어 참변을 당하는 장면이 그대로 담겼기 때문이야. 외국인 노동자를 대상으로 기본적인 화재 예방과 피난 교육만이라도 정상적으로 이뤄지길 바라는 것, 이게 그렇게 큰 욕심인 걸까?😢
🕯️연소: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전체 취업자 중 제조업 비중은 2014년 17.2%에서 지난해 15.7%로 10년 새 1.5%포인트 감소했다고📉 해. 고령화 속도도 빠른 편이야. 제조업 근로자 중 60세 이상 비중🧓🏻은 2014년 5.2%에서 지난해 13.4%로 2배 이상 증가했어. 저출생으로 경제활동인구가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는 지금, 외국 인력 수요가 늘어나는 건 당연한 흐름인 거지. 이는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추세야. 하지만 그들을 필요로 하는 현실이 무색할 정도로, 우리 사회는 이주 노동자들에게 안전한 노동 환경을 보장해 주지 않아😓 '제 버릇 남 못준다'고, 효율 추구에 기반한 노동 소외가 어김없이 적용된 거지. 안전 교육 시행이나 시설 점검도 결국엔 다 돈💸이 드니까 적절히 수행하지 않는 건 물론이고, '외국인 가사사용인'에게 최저시급을 지급하지 않겠다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 있겠어. 노동자들을 제대로 맞이할 준비도 하지 않은 채 사용만 하는 악덕 고용주와 다름없는 대한민국인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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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보: 주제에서 벗어나는 이야기일 수 있지만, 나는 대구 이슬람 사원 건설을 둘러싼 갈등🥊이 떠올랐어. 대구 이슬람사원은 정당하게 건축 허가를 받고 2020년부터 공사에🚧 들어갔지만, 인근 주민들의 반대로 중단과 재개를 반복하며 4년째 지지부진한 상태야. 대구 북구청과 정부, 경찰은 중재 역할🤝🏻을 포기하고 사태를 방치했지. 대법원에서도 ‘공사를 막을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는데도 상황은 그대로고. 지금은 대구 한 곳에 한정된 사안이지만, 이주민과 외국인 노동자가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비슷한 상황들이 전국 곳곳에서 벌어질텐데 말이야. 우리나라가 과연 이런 일들을 정서적으로, 제도적으로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는 게 맞는지🤨 회의적인 생각이 들어.
🌊비니: 한국 내에서의 인종차별 문제도 심각한 것 같아🚨 지금도 자신의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고, 인종 차별과 편견으로 힘들어하는 외국인들이 많을 거야😓 피부가 하얗지 않다면 더더욱! 우리들의 인식 전환을 위해서는 제도적 변화가 우선적으로 일어나야 한다고 봐.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미등록 이주민은 41만 5,230명으로 체류 중인 전체 외국인의 17.1%에 달해. 외국인 6명 중 1명 꼴로 미등록 이주민인 셈이야😱 미등록 외국인이 법의 테두리 밖에서 숨어 일하고 있는 거지. 물론 법을 지키지 않는 개인의 문제도 있지만, 경직된 이주 정책도 비판을 받고 있어🥊 한국 취업 비자 중 가장 비중이 큰 고용허가제(E-9) 비자의 경우, 사업장 변경 횟수와 경우가 극히 제한돼 있거든. 숨어서 일하는 사람들을 잘 관리하지도 못하는데 우리들의 인식이 바뀌길 원하는 것도 욕심이라고 봐❌ 이런 와중에 새로운 외국인들을 들여오겠다니…🤥 이들이 우리와 함께 더불어 살 환경이 조성되면 이주노동자에 대한 인식도 자연스레 바뀌지 않을까?💡
☕️아메: 외국인 노동자를 단순한 ‘노동력’으로 바라보는 인식이 가장 큰 문제라고 봐🚫 최근 정치권에서 나오는 ‘외국인 노동자 혹은 이민자 유입 확대’ ‘외국인 가사도우미 도입’ 주장을 보면 외국인을 노동력으로 활용할 방법, 그리고 이들이 가져올 효용📈을 주로 논의하고 있어. 하지만 이들은 기계가 아니라 다른 국가, 문화권에서 살던 우리와 같은 사람들이야. 일하는 것 만큼 낯선 나라에 제대로 적응하는 것도 중요할 텐데, 어떻게 도울 수 있을지는 전혀 논의되고 있지 않아😥 우리 보다 앞서 외국 인력이나 이민을 확대한 다른 국가들을 보면, 공통적으로 문화 차이 등으로 인한 극심한 진통을 겪고 있어. 미국이나 유럽에서 극우세력이 부상하는 이유가 이민 갈등이라는 주장도 있잖아. 그와 같은 충돌을 겪지 않으려면 이주 노동자를 단순히 노동력으로 보는 인식에서 벗어나 국가차원에서 제대로 된 이민 철학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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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소: 이번 화재에 앞서 실시된 아리셀 대상의 산업안전보건공단의 컨설팅에서 ‘담당 임원의 안전보건 경영 의지는 있지만, 중대재해처벌법 관련 조치가 미흡👎🏻하다’는 평가가 있었어. 컨설팅은 지난 1월 27일 50인 미만 사업장 중대재해법 시행 이후 의뢰해 받아봤다고 해. 만약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지 않았더라면, 상시 근로자가 40여 명인 아리셀 사업장의 위험 규모는 파악되지 않았을 거야👀 중대재해법을 통해 사업장의 위험성을 평가했고, 실제로 해당 사업장에서 사상자가 다수 발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법의 시행이 왜 자꾸 늦춰져야 했나 싶어😓 경영진이 우려하는 것처럼 중대재해법이 사업주나 경영책임자에게 마구잡이로 적용되는 것도 아니거든. 실제로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을 위한 경영책임자의 관심과 투자가 있던 기업은 수사기관으로부터 무혐의처분🧑🏻⚖️을 받기도 했어. 물론, 법령의 모호한 표현은 앞으로 구체화할 필요가 있어. 현재 시행령은 업체 규모에 상관 없이 일률 적용을 원칙으로 하고 있어 현장에서 혼선을 불러 일으킨다고 하거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중대재해법을 재유예해서는 안 돼. 언제 터질지 모르는 위험 요인🚨을 해결하지 않고 차일피일 미룬 현실을 봐. 지금의 대한민국이야🇰🇷
☕️아메: 외국인노동자 불법 파견/고용 문제부터 바로잡아야 한다고 봐. 이번에 참사가 발생한 아리셀 공장에서 일하던 외국인노동자들도 대부분 불법 파견이라는 주장이 제기됐어🚫 파견법은 제조업 직접생산공정에 대한 파견을 금지하고 있지만, 관련 구인구직 사이트에는 제조업 생산직 채용공고가 수시로 올라온다고 해. 불법으로 파견된 외국인노동자들은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탓에 근로계약서조차 제대로 작성하지 않고 일을 하거나, 일하다 다쳐도 치료 비용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 노동시장을 제대로 감독할 수 없다면 관련 법이 있다고 해도 유명무실할 거야. 정부는 외국인노동자를 둘러싼 불법 관행을 제대로 감시하고, 엄벌에 나서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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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전주시 한 제지공장에서 설비 점검을 하다 숨진 19세 노동자 A씨의 메모장이 공개됐어📒 A씨는 특성화 고등학교를 나와 공장에서 근무하던 6개월 차 신입사원이었는데, 기계를 점검하러 혼자 설비실에 갔다가 숨진 채 발견됐어. A씨가 생전 남긴 메모장에는 올해 목표, 인생 계획 등 미래에 대한 목표가 적혀있었어. ‘언어 공부하기’, ‘하고 싶은 일 찾아보기’, ‘예의 바르게 일하겠음’ 등 본인의 삶을 열심히 살아가던 흔적이 남겨져 있었어✏️ 적혀있는 것들을 다 이루지 못했다는 사실이 마음을 더 아프게 하더라. 이번 화성 공장 화재 피해자들과 A씨처럼 성실히 ‘일’을 했다는 이유로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죽음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어. 너무나도 당연한 ‘안전하게 일할 권리’가 보장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야❌ 살려고 일을 하는데 일을 하다가 목숨을 잃는 악순환, 언제쯤 끊어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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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에 출간해 26년이 지난 지금까지 사랑받고 있는 책이 있어📚 바로 양귀자 작가의 <모순>이야. <모순>은 베스트셀러 중의 베스트셀러야. 서점에서 한 번쯤 본 사람도 많지?👀 <모순>은 제목처럼 모순적인 우리 삶을 보여주고 있어. 돈을 많이 벌고 싶지만 일은 하기 싫고, 좋은 성적은 받고 싶지만 공부는 하기 싫고😡 우리의 내면은 정체불명의 모순덩어리로 가득해. 책의 주인공 ‘안진진’도 마찬가지야. 모순에 맞닥뜨리는 모습을 보여주거든.
(여기서부터 스포주의!) 주인공 안진진의 엄마에게는 일란성 쌍둥이 여동생이 있어👭🏻 안진진의 엄마는 언니라는 이유로 첫 번째 중매 순서에 의해서 남편이 결정됐는데, 이 결정은 쌍둥이 자매의 운명을 완전히 갈라놔. 엄마는 알코올 중독자에 폭행까지 휘두르는 사람과 결혼하게 되고, 엄마의 동생인 이모는 잘나가는 기업가와 결혼하지🔥 이 둘은 정반대의 삶을 살게 돼. 그런데 엄마는 힘든 삶을 살면서도,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느껴. 반대로 이모는 평온한 본인의 삶에 의미를 느끼지 못하고😓 불행한 삶을 살아가는 엄마의 행복과 행복한 삶을 사는 이모의 불행은 모순적이야💦
이런 엄마와 이모의 삶을 보고 안진진은 본인의 결혼 상대를 고민하게 돼. 엄마의 남편인 아빠처럼 자유로운 인간이냐, 이모의 남편처럼 안정적인 인간이냐를 두고 끊임없이 본인을 선택의 기로에 세워두지🤔 안진진의 선택은… 책에서 확인해보는 것 어때? 스스로가 모순적이라고 느껴본 적 있다면 읽어봐도 좋을 것 같아💌 <모순> 속 글귀 하나를 소개하고 나는 이만 인사할게.
“우리들은 남이 행복하지 않은 것은 당연하게 생각하고, 자기 자신이 행복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언제나 납득할 수 없어 한다.”
- 🌊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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