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뉴스코리아가 공개한 59분 분량⏰의 다큐멘터리를 둘러싼 반응이 뜨거워. '버닝썬:K팝 스타들의 비밀 대화방을 폭로한 여성들의 이야기'라는 이름의 이 다큐멘터리는, 제목 그대로 2018년 한국 사회를 뒤흔든🌪️ 최악의 연예계 성추문-공권력 유착 스캔들을 되짚는 내용으로 이뤄졌어. 사건이 조명된지🔍 6년이나 지난 오늘날에도 사람들은 왜 BBC의 철 지난 다큐에 이렇게까지 큰 관심을👁️ 보내고 있는 걸까? 우리가 버닝썬 사태를 향한 분노를😡 여전히 멈출 수 없는 이유, 에디터들과 함께 이야기 나눠볼게.
|
|
|
🌊비니: 가장 먼저 다큐멘터리의 제목이 눈에 띄었어. 생각해보니 토악질🤮 나오는 버닝썬 멤버들의 범죄 내용에 대한 뉴스는 많이 봤지만 사건의 진상을 밝히려고 노력했던 ‘여성’들의 이야기는 그동안 알지 못했던 것 같아. 버닝썬 멤버들의 단톡방을 처음으로 기사화했던 SBS 강경윤 기자, 정준영이 성범죄로 피소된 사실을 가장 먼저 보도한 스포츠서울 박효실 기자, 버닝썬 취재에 도움을 준 가수 구하라까지. 이들이 냈던 용기 덕분에 우리 사회가 조금씩 바뀌고 있음을 느끼게 해준 영상이었어🙏🏻 이미 6년 전에 일어난, 과거의 일로만 버닝썬 게이트를 대하지 않고, 현재진행형이라는 점을 짚어준 것도 인상적이었어.
🕯️연소: 처음 뉴스 코리아 채널에 해당 다큐멘터리가 올라왔던 날, 영상의 3분의 1까지 보다가 유튜브 창을 닫았던❌ 기억이 나. 자료 화면 중간 중간 튀어나오는 가해자들의 얼굴을 계속 보고 있으려니 속이 좋지 않더라고🤮 이후에 조금씩 나눠 보며 들었던 생각은, 다른 다큐멘터리에 비해 가해자들을 단순 ‘악마화👿’ 하지는 않았다는 점이야. ‘버닝썬 게이트’가 보도되는 시점까지 그들이 누리고 있었던 사회적 지위를, 집단 성범죄를 저지를 수 있었던 일종의 권력으로 이해할 수 있게끔 연출한 것이 인상적이었어. 특히 가해자 내부의 권력 관계를 조명한 것도 기억에 남아❇️ 그래서 그런 걸까. 사업을 확장하며 정재계에 인맥이 두텁던 승리는 2022년에야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고, 최종훈과 정준영은 고작 2년 6개월, 5년을 선고받았다는 사실이 더욱 허탈하게 느껴지더라고🤕
|
|
|
🌿버즈: 그때나 지금이나 가장 충격적인 건 소위 ‘1군’ ‘전설’ 남자 아이돌 그룹🎤이라 불렸던 빅뱅의 멤버 승리가 게이트의 핵심이었다는 사실 같아. “겸손해야지. 오빠가 아무리 빅뱅이라 그래도” 같은 말을 하며 빅뱅의 멤버라는 점을 직접 과시😎하기도 했잖아. 승리의 폭력적인 언행에 피해를 입은 여성들은 반항할 의지를 잃었을 거야. 목소리를 높여봤자 평소에 승리가 떵떵거린 것처럼 힘 있는 지인을 동원해 조용히 넘어가버릴 수 있으니까. 실제로 그랬기도 하고. 승리는 버닝썬 게이트 이후 성매매 알선과 불법 촬영 등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 형을 확정받고 복역 후 지난해 2월 출소했어. 최근, 홍콩에 정착해 클럽을 열 예정이라는 소식이 알려지자 홍콩 정부 대변인이 입장을 밝히기도 했지. 꾸준히 해외에서만 근황이 전해지는 걸 보니 한국에서는 예전처럼 떵떵거리며 ‘성공한 아이돌 출신의 유능한 사업가’로 살아갈 수 없다는 현실🙅🏻을 다행히 깨달은 것 같네. 돌아봐도 정말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사건이다, 그치? 난 솔직히 아직까지도 대중의 사랑을 받으며 아무나 누릴 수 없는 위치에 올랐던 연예인들이 끔찍한 범죄💢를 저질렀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때도 있어. 그들을 열렬히 응원했던 팬들 중 대부분은 여성이었을 텐데.. 그 사랑에 또 다른 여성을 대상으로 한 끔찍한 성범죄로 보답한 것과 다름 없잖아😨
☕️아메: 난 가해자들의 ‘윤리의식’에 가장 충격받았어😧 정준영은 의식을 잃은 여성을 성폭행한 상황을 이야기하면서 “살면서 가장 재밌는 밤이었다”고 표현했고, 버닝썬 사건 피해자에 따르면 가해자가 성폭행을 한 뒤 “웃으며 사진을 찍으면 보내주겠다”고 말했다고 해. 또 승리가 자신의 사업 성공을 위해 해외 투자자를 접대할 때 여성들을 이용한 점, 한국을 찾은 해외 투자자들이 이런 행위를 마치 관광상품🎁처럼 여긴 점도 경악스러워. 성범죄를 가볍게 여기는 것으로도 모자라 여성을 하나의 인격체로 대하지 않고 있어🤬 이런 질 낮은 윤리의식을 가진 가해자들은 강력 처벌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는데, 솜방망이 처벌로 끝나서 아쉬워. 누군가는 그 모습을 보면서 ‘저 정도는 별 것 아니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잖아. 버닝썬 다큐멘터리 말미를 보면 버닝썬 전 직원들은 “(버닝썬 사태 이후에도) 강남에선 거의 변한 게 없다"고 말했다고 해. 여전히 여성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사실에 마음이 무거워.
🦥늘보: 무엇보다도 관련자들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이지✊🏻 다큐를 보면서 새삼 이들이 벌써 다시 세상 밖으로 나오고, 그중 몇몇은 자신의 유명세와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사업을 꾸릴 시도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가 않았어. 잔인한 중범죄를 두고 어떤 게 더 중하고 말고⚖️를 따지는 게 웃기는 일이긴 하지만, 이런 조직적인 성폭력에 공권력🚔과의 유착 사실까지 밝혀진 사건에서 최고 형량을 받은 이가 겨우 5년형을 살았다는 게 무엇보다 암울한 지점인 것 같아. 부끄러운 고백을 하나 하자면, 얼마 전 형을 다 살고 나온 버닝썬 사건 핵심 관련자가 해외 사업 행사장에서 유세🎙️를 떠는 장면을 보고 ‘별꼴이네’ 하며 피식 웃어넘긴 적이 있어. 이번 다큐를 보고 일단 나부터 반성하는 중이야🙁 ‘그 모습이 우스꽝스럽다는 이유로 단순한 웃음거리로 소비하고 넘기면 안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 오히려 그 유난떠는 모습에 진심으로 분개하고😡 울분을 느끼는 게 더 적절한 반응이겠구나 싶어.
|
|
|
☕️아메: 앞서 말한 것처럼 “(버닝썬 사태 이후에도) 강남에선 거의 변한 게 없다"는 버닝썬 전 직원의 말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봐. 이른바 ‘물뽕'이라고 불리는 불법 약물은 지금도 강남 클럽에서 활발하게 유통된다는 사실, 다들 알고 있어?💊 버닝썬 사태로 전국민이 다 아는 약물이 됐는데도 여전히 사용되고 있는 거야. 클럽 안에서 일어난 탓에 ‘나와는 상관 없겠지'라고 가볍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 하지만 물뽕은 클럽 밖 어디서든 사용될 수 있는 탓에 데이트 강간약물로 자주 사용된다고 해. 체내에 흡수된 지 12시간 내에 몸 밖으로 빠져나와 사후 추적도 어려워. 버닝썬 사태를 겪었음에도 한국은 여전히 약물을 이용한 성범죄를 강력 처벌하는 규정을 따로 마련하지 않고 있어. 이번 BBC다큐멘터리를 통해 불법 약물의 위험성, 각종 약물을 이용한 성범죄가 재조명돼 관련 대안이 마련됐으면 해👀
🌊비니: 최근 통계청이 발간한 ‘한국의 안전 보고서 2023’에 따르면 디지털 성범죄에 해당하는 통신매체 이용 음란 범죄는 1만 605건으로 2022년 대비 무려 2배 규모로 늘었어😡 얼마 전에는 서울대에서 같은 대학 학생의 사진을 합성해 음란물을 제작·유포해 논란이 됐잖아. 이외에도 몇년새에 N번방, 손정우의 웰컴 투 비디오 등등 굵직한 사건들이 아~주 많았어. 하나하나 다 세다보면 끝도 없을 거야. 아마 지금도 어디선가 범죄가 일어나고 있겠지? 이런 일이 계속 일어나는건 아무래도 수요가 있기 때문일 거야. 성착취 영상물은 하나의 돈벌이💵 수단이 되기도 하잖아. N번방의 조주빈은 범죄 수익이 1억 800여만 원인 것으로 밝혀졌어. 가해자에게는 쏠쏠한 돈벌이 수단이 피해자에게는 큰 상처가 되는 이 간극이 너무 큰 것 같아. 온라인이기 때문에 별 생각없이 성범죄 영상을 소비하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고🤔 우리 모두가 피해자가 될 수 있는 심각한 범죄🚨라는 걸 인지할 필요가 있어 보여.
🌿버즈: 버닝썬 게이트는 범죄 사실 자체 만으로도 너무나 끔찍해서 화제성⚠️이 컸지. 심지어 유명 연예인들이 범죄 피의자로 지목되기까지 했으니 지속적으로 회자될 수밖에 없을 거야. 그런데 말이야, 우리는 그 사건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을까?👀 버닝썬 게이트에 연루되어 실형 선고를 받은 연예인은 승리, 정준영, 최종훈 이렇게 세 명이야. 단톡방 멤버로 이름이 오르내렸던 지코, 로이킴 등은 현재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어. 지코의 경우 정준영의 ‘황금폰’을 언급한 것이 문제가 됐는데, 그 핸드폰에 불법촬영물이 저장돼 있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어. 로이킴은 특정 음란물이 합성이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 인터넷 게시물을 캡처해서 전송한 것이 유포로 인정돼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고. 사실 나도 얼마 전까지는 두 사람이 버닝썬과 관련이 없다는 걸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어😥 방송에서 얼굴을 비추는 그들을 보면 마음 한편이 불편하기까지 했으니 말이야. 그래서 난 이렇게 파급력이 큰 사건🚨일수록 좀 더 촘촘히 사실 확인을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그와 동시에 사건의 심각성✊🏻을 잊지 않는 것도 중요할 거야. 당시 피의자들이 스너프필름을 촬영했다는 관련자의 증언은 아직도 잘 알려지지 않은 상태야. 또, 버닝썬에 갔다가 비슷한 경험을 했다는 피해자가 최근까지도 나오고 있잖아. 같은 범죄가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는 우리가 늘 기억하고, 감시하고 있다는 걸 드러낼 필요가 있다고 봐😤
|
|
|
🌊비니: “이런 다큐가 한국 언론이 아니라 BBC를 통해 나왔다는게 비극이다.” BBC 버닝썬 다큐멘터리에 달린 댓글 중 하나야💬 한국 언론에서는 왜 진작 이런 영상이 만들어지지 못했는지를 묻는 댓글들이 꽤 많더라고. 그 이유를 나도 생각해봤는데..🤔 버닝썬 게이트를 바라보는 경중의 차이 때문이지 않을까? 이전에 버닝썬 사태를 바라보는 한국 사람들의 생각을 묻는 인터뷰 영상을 본 적이 있어👀 그런데 영상을 보면 “공인이기 때문에 조심해야 하지만, 남자니까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공인이라는 이유로 심각하게 욕을 먹고 있는 것 같다”라는 식의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었거든😇 버닝썬 사태를 해결해야 하는 구조적 문제인 여성혐오 범죄로 보기보다는❌, 그저 개인의 일탈로만 바라보는 사람들 때문에 공감대를 사기가 어려워 한국 언론에서도 관심을 비교적 덜 가졌던 것 같기도 해. ‘여성 혐오’ 범죄라는 단어조차 쉽게 인정하지 않는 사회이기 때문에 그런 것 같아.
🦥늘보: 다큐가 올라온 유튜브 댓글에서 지적하듯, 이 사건을 둘러싼 모든 맥락을 빠짐없이 살펴봐도 다 '나라 망신🤦🏻'이라고 볼 만하지만, 비니(🌊) 말처럼 이 다큐가 외신을 통해 나왔다는 점이야말로 그 망신의 화룡점정🔥을 찍은 것 아닐까? 사건 예방도, 대처도, 처벌도, 수습마저도 한국의 시스템이 어느 하나 제대로 해내지 못했다는 방증이니까. 위에서 언급한 네 가지(예방, 대처, 처벌, 수습) 문제점을 제대로 짚지 못했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늦게나마 한국 언론에서도 나오고 있기는 해. 하지만 여전히 몇몇 주요 언론이 사건의 본질은 놓치고 루머, 일부 연예인의 인명, 선정성 등만 쫓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정말 유감이야.
|
|
|
🌿버즈: BBC 다큐멘터리를 보고 나니, 구하라 씨 생각이 많이 나더라. 당시 피의자들의 단톡방에는 ‘경찰총장(청장)👮🏻♂️’이라 지칭되는 현직 경찰 한 명이 지속적으로 등장해. 버닝썬 게이트를 취재했던 기자🗞️는 그 경찰의 존재를 알아내 유착 관계를 밝히고자 했지. 그 과정에 구하라 씨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해. 당시 ‘경찰총장’이라 불렸던 총경 윤규근은 증거인멸 교사 등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 받았어. 물론 최근에 복귀 사실이 알려져 한직으로 재발령 나는 해프닝이 있었지만 말이야. 그닥 놀랍진 않은 현실이지? 피의자들이 턱없이 부족한 죗값을 치루고 남은 삶을 어떻게든 살아가기 위해 아등바등하고 있는 지금, 우리는 구하라 씨를 다시 만날 수 없게 됐어. 연예계에만 한정될 수 있던 게이트를 공권력까지 그 범위를 넓힐 수 있게 조력한 용기있는 여성👩🏻🦰이 안타깝게 세상을 뜬 거야. 공익을 위해 의무가 아님에도 최선을 다 한 여성은 또 있었어. 사건을 끝까지 쫓으며 취재한 여성 기자는 스트레스로 두 차례의 유산을 겪어야 했거든💦 나는 나와 같은 여성이 그들에게 일종의 빚을 졌다🤝🏻고 생각해. 그들 덕에 내가 이 사건을 알 수 있었고, 얼마나 처참한지 깨달을 수 있었고, 여성 대상의 범죄가 얼마나 심각한지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됐으니까🗣️ 내가 용기를 내야 했을 때, 그들을 보며 힘을 얻었으니까✊🏻 자신을 희생하면서까지 공익과 대의를 위해 애써야만 하는 여성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은 사회가 오길 간절히 바라.
☕️아메: 나도 버즈(🌿)의 말에 동의해. 행동하는 여성들을 보면 ‘나도 저럴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작아지는 기분이 들 때도 있어. 여성들이 용기 있는 행동에 나서는 이유는 성범죄, 성차별 등이 ‘내 일이다' ‘내 일이 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라고 봐. 버닝썬 다큐멘터리에서 조력자로 밝혀진 구하라씨는 기자에게 돕겠다고 연락하면서 “저도 불법 촬영 피해자예요”라고 말했다고 해🥺 동시에 행동하는 여성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건 관련 피해에 공감하는 일이 많아졌다는 뜻이기도 하겠지. 직접 행동에 나서진 못하더라도 이들이 목소리를 낼 때 함께 하는 건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봐. 용기 있는 행동을 폄하하거나 비판하는 태도는 삼갔으면 해. 나, 주변 사람에게도 벌어질 수 있는 범죄나 차별을 줄이려면 가해자가 제대로 된 처벌을 받고, 피해자가 제대로 된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다 같이 목소리를 내야 하니까📢
|
|
|
BBC 다큐를 통해 버닝썬 사건을 돌아보며 가장 좌절스러웠던 것은 ‘6년이 지난 지금, 범죄자들이 어떤 처벌을 받았는가🤔’인 것 같아. 승리, 최종훈 등 범죄자들은 벌써 출소해 우리와 함께 일상을 살아가고 있잖아.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활동 복귀를 시동 거는 사람들도 있고😡 이런 현실을 보면 아직 갈 길이 멀고 달라진 게 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 그럼에도, 용기를 내 피해 사실을 고백한 피해자들과 버닝썬을 세상에 알리려고 노력했던 사람들의 존재를 생각하면 느리더라도 조금씩 세상이 바뀌고 있음을 느껴. 6년이 지난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가해자들을 기억하고 분노한다는 사실이 그 증거가 아닐까? 제2, 제3의 버닝썬이 활개 치더라도, 용기를 낸 이들 덕분에 우리들의 문제의식은 분명 전과 달라졌을 거야💡
|
|
|
출처: 국가유산채널(K-Heritage Channel) |
|
|
옾챗러들은 손재주가 좋은 편이야?🖐🏻✨ 난 뭔가 곧잘 만드는 편이긴한데, 끈기가 없어서 완성까지는 잘 도달하지 못하는 것 같아. 그래도 누군가 작업에 몰두하는 과정은 즐겨 보곤 해😎 특히 ‘국가유산채널(K-Heritage Channel)’에서 올려준 ‘김시인 자수장’의 작업 asmr 영상은 내 최애라고 할 수 있지. 엄지와 검지, 때로는 중지에 기댄 바늘🪡이 천 위를 오가며 자수를 놓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그 작품에 나도 모르게 빠져들곤 해.
아름다움을 수놓는 자수는 과연 미술일까?🎨 지금의 우리는 꽃이나 용처럼 화려한 자태를 뽐내는 자수를 보며 이를 작품이라고 인정하지. 하지만 과거의 자수는 미술이 아닌 '공예'로 취급받으며 그 작품성을 인정받지 못했어. 여기에는 유용성의 논리✂️가 작용해. 여성 작가들이 만든 자수품은 실생활에서 사용될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일 뿐, 그들의 ‘작품 의도’를 찾아볼 수 없다는 거야. 가사 노동, 보살핌 노동으로 인해 공적인 세계에 진입하지 못하는 여성👩🏻🦰들도 충분히 미술적 열망을 가지고 있었는데 말이지. 사적 영역에 머무를 수밖에 없던 당시의 사회적 배경을 고려한다면, 그들은 자수를 통해 독자적인 예술 활동을 이어 나간 거야. 이렇게 자수를 ‘미술‘의 한 종류로 받아들일 때, 한국의 미술사는 더 넓어져. 20세기 초 조선의 여성들이 자수를 배우기 위해 유학하고, 이화여자대학교가 미술대학을 설립하면서 자수과를 선택한 건 생활양식이 아닌 예술을 배우기 위함임을 알 수 있어🎓
마침‼️ 지난 1일,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 분관에서 <한국 근현대 자수: 태양을 잡으려는 새들> 전시가 열렸다는 소식이 들려👂🏻 이번 전시는 한국 근현대 자수를 현대예술의 측면에서 재조명하며,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고 해. 한상수, 최유현 국가무형문화재 자수장의 작품은 물론 이화여대 자수과 첫 입학생인 김혜경 작가의 <정야>(1949)도 걸려있다고 하니, 꼭 한번 가봐야겠어. 날도 좋으니 옾챗러들도 덕수궁에 들러보는 건 어떨까?
-연소🕯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