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 원을 내기보다는 그냥 지나가는 게 예의일걸요?” 직장인 커뮤니티에서 직장 동료의 결혼식💍에 참석할 때 적절한 축의금 액수 물었을 때 나온 답변이야. 솔직히 축하하는데 금액이 무슨 상관인가 싶지만, 결혼식장 식사권 가격이 3만 원보다는 비싸기 때문에 ‘예의가 없다’는 말이 나올 순 있겠지. 하지만 언제부터 우리는 축하받는데 ‘가격’을 따지기 시작했을까. 문화를 가리지 않고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낯선 사람을 손님으로 환대하고 공동체 모두가 조건 없이 축하를 나누는 게 사실 인류 역사상 더 당연했잖아. 인생에서 가장 행복해야만 하는 순간에 이것저것 조건 따져가면서 축하를 받는 게 과연 맞을까😅 한국의 결혼문화 다들 어떻게 생각해?
🤖코로나19도 시들해지고, 결혼하기 딱 좋은 계절인 봄도 다가오고💐 결혼식 하객으로 참석하느라 주말에 쉴 틈이 없다던데, 다들 실감하고 있어?
🌿버즈: 나는 20대 초-중반이라 주변에 결혼을 (일찍) 하는 사람이 없어서 그런지.. 코로나 이후에 결혼식이 훌쩍 늘었다는 걸 체감하지는 못했어😅 사촌오빠가 5월에 결혼을 앞두고 있는데 코로나🦠가 어느정도 종식된 후에 하려고 기다리긴 했다고 하더라고..!
🥚에그몽: 응! 맞아 주변에 가깝게 아는 언니나 오빠들이 몇몇 있는데, 얘기를 들어보면 그동안 코로나 때문에 몇년씩 미루다가 이제야 조금 풀리니까 식을 올리는 경우가 꽤 많더라 👫 그래서 작년 말부터 거의 한 달에 한 번 꼴로 ㅎㅎ 자주 가게 되었어!
☕️아메: 나도 거리두기 해제되고 나서 몇번 갔다 왔어💨 이제 동창이나 주위에서 결혼하는 친구들이 나오기 시작하더라✨
🍀클로버: 나는 친구들 나이가 막 결혼 할 나이는 아닌 만큼 결혼식은 친척의 결혼식 말고는 가본적이 없는 듯...
☕️아메: 음.. 난 가까운 친구들은 결혼을 하지 않아서 아직 큰 돈을 내본 적은 없어.. 그냥 안면이 있는 정도라면 5만원? 취준생이니까😅
🌿버즈: 사실 난 뭐든 딱 떨어지게 하는 걸 좋아하는 강박적인 성격인 편이라..ㅋㅋㅋㅋ 그냥 친분 정도면 5만 원, 초대한 대상과 내가 가까우면서 경조사의 주체와 내가 안면이 있다고 생각되면 10만 원을 할 것 같아💸
🥚에그몽: 아직 막 아주 많은 경험이 있는 건 아니라 💬 비용에 대한 감이 잘 없긴 하거든? 근데 보통 단체 안에서 초대를 받으면 동기들이라든지 친한 친구들끼리 일정 수준으로 협의(?) 를 보는 편이야 🤝ㅋㅋㅋ 적당히 친한 사이라고 하면 너 5만원? 나도 5만원!! 이런 식으로🤭
🌿버즈:5만 원권이 발행되기 시작한 후로, 소위 ‘경조사비 인플레이션’이 생겼다는 의견도 있더라구. 경조사비의 기준이 5만 원이 돼서 가계의 부담이 우려된다는 거지. 3만 원을 낼 걸 5만 원을 내고, 7만 원을 낼 걸 10만 원을 내게 된다는 건데.. 난 아직 학생이라 그런 지 이런 논란이 조금 소모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어🤔 지인의 초대를 받아서 결혼식에 가거나, 지인이 상을 당해서 조문을 간다면 그 사람과 나 사이엔 이미 어느정도 친분🧑🏻❤️🧑🏻이 형성되어 있다는 거잖아! 그걸 고려하면 5만 원 혹은 10만 원은 선뜻 내기에 과한 금액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경조사비 과함의 기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클로버: 이상하다고 느끼는 게 당연해😞 10만원은 기분좋고 3만원은 욕먹고 이러는 게 너무 속물적인 게 아닐까 싶어🤑 물론 친한 친구가 3만원 주면 서운할 수도 있을 거 같은데, 오히려 그만큼 친하면 반대로 서운하지 않을 수도 있는 거 아닌가? 정말 친한 친구와의 관계가 난 3만원 때문에 이상해질 거라는 생각은 정말 추호도 해본적이 없어. 말 모르게 3만원을 낸 사정이 있겠다고 생각하겠지. 그래서 난 이 문제가 오히려 사회적으로 만나는 사람들의 관계가 철저하게 계산적임을🧾드러낸다고 생각해. 축의의 문제 또한 여기에서 나타나는 것 같고.
☕️아메: 직장을 다니면 친하지 않은 동료의 경조사에도 참석해야 하니까 그런 것 아닐까..? 그리고 결혼식은 보통 ‘축의금은 식대 이상은 해야 한다’는 암묵적인 룰이 있던데, 요즘은 1인 식대가 5만원이 넘는다고 하더라..! 호텔에서 하면 그것보다 훨씬 비싸고😅 결혼식 4번만 가도 최소 20만 원이 들어💰하객 입장에선 부담이 될 수도 있지!
🥚에그몽: 오 그러니까…! 결혼식 치른 분 얘기 들어보니까 보통 웨딩 홀에서도 최소 식대가 4~5만원 정도는 한다고 하더라구? 🍽 뭔가 애초에 결혼을 준비하면서 지출하는 금액이 커서 그런 문화가 생겼나…싶기도 해 🤑
🍀클로버: 난 좀 극단적일 수 있지만 그게 아까우면 결혼식을 애초에 화려하게 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해. 화려하게 한다는 건 그만큼의 지출💸을 각오하겠다는 거 아닌가🧐 남들에게는 잘 보이고 싶은데 돈은 많이 쓰기 싫고…잘못된 생각이 아닌가 싶어.
🌿버즈: 클로버 의견도 맞지만, 나는 우리나라의 결혼 문화 자체를 무시할 순 없다고 생각해. 당장 나부터도 그런 게, 사실 난 결혼💍은 하고 싶지만 결혼식💒에 대한 로망 같은 건 없거든. 그냥 가족들끼리 식사만 해도 상관 없다고 생각하는 편이고ㅎㅎ 그런데 우리 부모님은 결혼식을 무!조!건! 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더라. 결혼은 집안의 잔치와 다름 없으니까 부모님의 친구, 옛 직장동료 등등.. 알릴 수 있는 사람에겐 전부 알리고 축하 받아야 한다고 하시는 거 있지😅 사실 너무 부담스러워서 다시 비혼 선언을 할까 하다가.. 당장 결혼할 것도 아닌데 뭐 어떤가 싶어서 그냥 마음이 바뀌시길 기다리고 있어 ㅋㅋㅋ
🍀클로버: 우리 세대에서부터 바뀌어야 해😤 축하와 환대에는 조건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 개인적으로 결혼과 같은 경우 전적으로 양가 부모님의 잔치라고 하잖아? 난 이게 약간은 문제가 있다고 봐. 근본적으로는 부모와 자녀가 경제공동체로 묶일 수 밖에 없는 한국 사회 시스템이 보여주는 기이한 단면이라고 생각해.
🌿버즈: 나는 개인적으로 경조사비 문화에서 기브앤테이크 현상🤝🏻이 가장 요상하고 기괴하다고 생각하는 편이거든 ㅋㅋㅋ 최근에 남편이 축의금 안 준 사람들한테 연락을 돌렸다는 글을 보고 진심 경악한 적도 있어😅 비혼을 선언하는 사람은 점점 증가하고 있는데, 기브앤테이크 현상은 사라지지 않는다면 이것도 또 하나의 사회 문제가 될 수 있지 않을까? 받을 일은 없고 주기만 하는 사람은 불합리하다고 느낄 거고,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 사람은 당연히 서운할 수 있겠지. 그 문제를 해결하려면, 난 보여주기식으로 진행되는 휘황찬란한 행사💸부터 사라져야 한다고 생각해! 그냥 가족이나 아주 가까운 지인끼리 축하하고 축하 받고 끝내면 안 되는 걸까?🥳 굳이 돈까지 거둬가면서 축하를 받아야 한다는 게 나는.. 잘 이해가 안 되네.
🍀클로버: 나도 경조사라는 문화가 보여주기식 문화라는 거에 너무 동의해👏 내 인생에서 중요한 지점을 너무 과도하게 포장해야만한다는 무언의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게 아닌가 싶어. 특히 결혼식의 경우,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어야한다는 규칙도 없는데, 이미 뭔가 규칙은 정해져 있는 것 같고 그 규칙에 맞추기 위해 다들 너무 많은 소비를 하는 게 아닌가?
☕️아메: 난 축의금 문화가 점점 사라질 거라고 봐… 결혼을 하지 않는 사람들이 늘고 있잖아! ‘축의금=품앗이' 공식이 성립하지 않는 날이 곧 오지 않을까?
🌿버즈: 나는 절대 무조건 돈쭐 내줄 거야🥳 비혼을 결심하는 사람은 많지만, 비혼식까지 하면서 기념을 하는 건 사실 쉽지 않잖아. 요즘 같은 때에 곱지 않은 시선도 많이 받을 거고.. 그런 만큼 나는 더더욱 ‘너의 비혼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는 의미에서 축의금을 왕창 낼 것 같아.
🥚에그몽: 나도 동의!! ㅎㅎ 사실 비혼을 어느정도라도 생각하는 분들을 보면 그만큼 가족 대신 주변 친구들이라든지 지인들을 소중히 여기고 더 애정을 많이 주기도 하는 거 같더라고!💌그래서 친한 친구가 비혼식을 연다면 제2의 가족이 되어주는 느낌으로 든든하게 응원해주고싶어🥳
☕️아메: 근데 난 비혼식을 선언한 친구가 결혼을 한다면.. 그것도 궁금해서 갈 거 같아!!😂😂 과연 누구길래?😍
🍀클로버: 다들 뭔가 긍정적인데 내가 보기엔 일종의 쇼 아닌가? 싶기도 해. 인간의 마음은 쉽게 변하는데 너무 단정적인게 아닌가 싶어. 난 인간은 기본적으로타인에게 굉장히 의존적이라고 생각하거든. 제도적인 비혼은 있을 수 있지만 온전하게 ‘홀로서는’ 인간은 존재하기 어렵달까?
왜 우리는 잠재적으로 ‘적’일 수 있는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을까? 내가 믿을 수 있는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면, 위험에 빠질 일이 없을 텐데 말이야! 이는 결국 아는 사람만 만나게 되면, 사고의 폭 또한 그만큼 좁아 질 수밖에 없어서일 거야. 인간이 자신이 살던 곳에만 머물고, 낯선 타인과 조우하게 되는 다양한 이벤트가 없었더라면, 사고의 확정도 없었고 문명의 발전도 없었을 거야. 결혼식과 같은 축제는 내가 평소에는 잘 몰랐던 새로운 사람과 만날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하지. 그런 관점에서 보면 주최자나 참여자나, 결혼식과 같은 축제에 쓰는 돈은 절대 ‘아까운’ 돈이 아닐 수 있어. 결혼식은 단순히 축하의 장을 넘어 사람들이 만나고 상호작용하면서 서로의 세계를 확장하는 하나의 사건이기도 하니까. 축의금 3만 원, 5만 원, 액수에 의미를 두기보다는 축하와 조우의 경험 자체에 의미를 두는 결혼 문화가 만들어졌으면 해. 은 어떻게 생각해?